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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이야기


            더불어 산다는 것




                                                     문양호 목사
                                             함께만들어가는교회 담임

                            이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추천한 책이라 해서 화제가 된 책이 있었다. 김희경이란
                         분이 쓴 ‘이상한 정상가족’이란 책이다. 사람들은 통상 혈연을 강조한 가족, 남편과
                         아내 그리고 아이들이 있는 가정을 정상가정이라 부르고 그렇지 못한 가정들을 문
                         제가정, 비정상가정이라 부른다. 그렇지만 그렇게 불리는 가정들 속에서 적지 않은
                          부모에게서 벌어지는 가정폭력들과 심각한 문제들을 저자는 그 책에서 지적하며
                          입양이나 미혼모들 등으로 이루어진 이른바 비정상가정이 오히려 정상가정의 역
                          할을 제대로 하는 경우들이 많다는 주장을 한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가족주의의
                           지나친 강조와 그것만을 중심으로 한 가정에 대한 이해는 오히려 왜곡된 가정, 병
                           든 가정에서 고통받는 많은 이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 사회가 비정
                  상이라고 불리는 가정들을 돌아보고 지원해주고 도와주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일견 옳은 것 같
          다. 공감 가는 부분들이 많다.
            사실 이 시대는 많은 가정들이 깨어지거나 그저 형식적 테두리만 위태하게 유지하고 살아가는 가정들이 적
          지않이 발견된다. 그렇지만 이것이 가정 자체의 무용론을 들어낸다기보다는 가정의 중요성을 간과하거나 자
          기 자신만을 중시하는 이기주의에서 벌어지는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이 시대는 가정의 가치, 관계의 중요성
          을 어느 때보다 회복하여야 할 때이다. 그렇다고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을 무시할 수도 없을 것이다. 망가지
          거나 비정상적으로 보여지는 가정이나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함께 도와주고 힘을 실어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들이 힘을 얻고 숨을 쉴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어쩌면 우리에게 교회가 필요하고 밀
          알과 같은 하나 됨의 공동체가 필요한 것도 가정 같은 관계에서 얻지 못하거나 일부 채워주지 못하는 안식과
          위로의 결여를 일부라도 채워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렇게 밀알 가족으로 모이고 나누는 것은 아주 소중하고 중요하다. 지금까지 밀알이 지속되
          고 힘써온 것도 바로 그런 이유일 것이다. 그렇지만 밀알 자체가 근본은 될 수 없다. 이것은 밀알 가족이 중
          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앞서 지적했듯 자신 중심으로만 밀알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면 밀알도 그 위로
          와 평안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공동체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정상가정이건 대안의 정상가정이건 유지되기 힘들 것이다. 하나의 공동
          체를 유지한다는 것은 따스함과 위로도 있지만, 상대의 불편함과 미숙함도 품어주겠다는 나의 노력이 전제
          되어야만 한다. 상대의 웃음만이 아니라 분노를 받아줄 수 있어야 하고 내가 혼자 누리는 공간이 아니라 온
          기와 사랑을 위해 비좁고 불편함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내가 이만큼 지체에게 주니까 상대도
          당장 그만큼 주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성경에서 짐을 서로 지라는 것은 내 짐을 상대에게 전가시키는 것
          이 아니라, 상대의 짐을 나부터 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혼자 사는 것은 편할지 모르지만 불현듯 밀려올 외로움과 힘들 때 기댈 어깨가 없다. 긴 인생의 여정을 혼
          자보다는 함께 걷는 것이 덜 지치고 외롭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함께 한다는 것은 상대에게서 무엇을 받기
          때문에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존재함만으로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음에서 힘을 얻는 것이다.

        4   _장애인선교를 위한 따뜻한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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