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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사역자 이야기



           나만의 꽃향기




                                            - 밀알발달장애인주간활동센터 박윤경 간사

             안녕하세요. 밀알발달장애인주간활동센터 제공인력 박윤경 간사입니다. 코로나19로 심적, 육
           체적으로 많이 힘들지만 봄이 오는 계절 진달래와 개나리를 보며 마음의 안정을 찾습니다. 꽃을
           워낙 좋아해서 보기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납니다. 그러나 늘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살며 마음의 여
           유를 찾지 못하고 허둥대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잠시만이라도 모든 것들 다 내려놓고 이 글
           을 통해 저 자신을 되돌아보려고 합니다.
             장애인분들과 인연이 닿은 지 5년이 되어 갑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봉사하면서 살고
           싶었던 마음은 가지고 있었지만 그걸 제 꿈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라다 보니 늘 평범한 가정을 꾸리며 살고 싶었던 꿈이 컸던 것 같습니다. 저는 고
           생을 많이 하고 자라서 정말 잘 살 줄 알았습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복도 제일 많이 받으면서 살
           거라 자신도 했습니다. 그건 제 교만이었나 봅니다. 평범하게 결혼하고 1년 좀 지나서 남편의 교
           통사고가 있었습니다. 너무나 큰 사고라 의식이 돌아오리라고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의식이 없
           는 상태로 1년 6개월이란 시간이 지나서야 기적적으로 의식이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장애로 인해
           예전의 모습으로 회복할 수는 없었습니다. 장애를 가진 채 10년을 살았고 저는 남편 곁에서 10년
           동안 간병을 하였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눈물, 육체적인 고통, 끝날 것 같지 않은 시간들이 나의
           모든 것을 다 내려놓게 했지만 이 시간들을 통해 더 성장하고 강해질 수 있었습니다.
             10년이 지난 후 뇌출혈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먼저 떠났습니다. 그 후로 외롭지 않으려
           고 찾아 간 곳이 장애인활동지원센터였습니다. 남편을 간병하면서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
           라 생각했기에 망설임 없이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장애인분들과 만나면서 저 자신이 많이 치유
           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꾸밈없는 미소를 보며 따뜻한 말 한마디에 나의 모든 상처들이 조금씩 아
           물고 있었고, 그들로 인해 내가 정말 크게 웃고 있었습니다. 매일매일 그들로 인해 오는 에너지가
           나를 숨 쉬게 했고 살아가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나도 그분들에게 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
           을 하다가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해서 지금의 사회복지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제가 주는 것보다 장애인분들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얻고 많은 웃음을 얻고 행복
           을 얻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계획하심이 아직 어떤 것인지 잘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이분들과
          ‘함께’라는 것입니다. 아니 함께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주님의 뜻이기를 기도합니다. 아직도 너
           무나 부족하고 나약하고 주님의 뜻이 아닌 내 멋대로 살아가지만, 주님께서는 늘 그런 나를 측은
           히 바라보며 따뜻한 손으로 보듬어 주십니다.
             꽃의 향기는 바람 곁에 흩어지지만 사람의 향기는 가슴속에 머물러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합니다. 저도 이 글귀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선한 영향력이 있는 사람, 누구
           의 기억 속에 저만의 꽃향기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2021년 4월 인천밀알보_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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